[글로벌 인재포럼 2015] "콜라 100년 전쟁 승리한 펩시, 여성 인재 확보가 성패 갈랐죠"

입력 2015-10-25 18:55  

출범 10년…미리 보는 인재포럼
인터뷰 - '다양성 관리의 대가' 움란 베바 펩시그룹 아시아·아프리카 수석부사장

1898년 설립된 최대 음료 기업…200개국 진출, 인재 확보 '올인'
그룹차원 '다양성 프로그램' 진행…대화로 '다름' 인정하는 문화 조성
한국, 고위직 갈수록 여성비율 낮아…정부·기업이 보육 인프라 구축해야



[ 김순신 기자 ] “펩시가 시장의 오랜 강자였던 코카콜라를 넘어설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는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움란 베바 미국 펩시그룹 아시아·중동·아프리카지역 총괄 수석부사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도 여성 직원 채용 비율을 늘리는 등 다양한 인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다음 과제”라고 조언했다.

펩시그룹은 200여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의 종합 음료 기업이다. 1898년 설립된 뒤 117년간 펩시콜라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음료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바 부사장은 ‘다양성 관리의 대가’로 불리며 펩시그룹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며 “수요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을 높이는 것은 기업 생존의 필수”라고 강조했다.

베바 부사장은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오는 11월3~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 참석, 조직 내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펩시그룹이 세계 무대에서 성공한 비결은 무엇입니까.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음료시장의 환경이 크게 변했습니다. 성장을 이끌던 탄산음료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부진에 빠진 콜라사업을 대신할 상품이 필요했습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졌습니다. 최고경영자(CEO)는 적극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과일 음료를 생산하던 트로피카나를 인수했고, 스포츠 음료 생산업체 퀘이커오츠도 사들였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새로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집어냈습니다. CEO는 위험을 감수하고 직원의 의견을 반영할 용기와 의지가 있었고요. 펩시그룹은 2004년 창립 106년 만에 처음으로 코카콜라그룹의 매출을 뛰어넘었습니다.”

▷조직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痼?중요합니다. 눈치 보지 않고 대화와 토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펩시그룹에선 별도의 ‘다양성 수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성별, 출신, 세대에 따라 각각 다른 수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직원 멘토링에서부터 정기적인 수업까지 방법도 다양해요.”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지 않나요.

“물론입니다. 다양성 관리 정책은 국가별로 달라야 합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여성 인재 관리입니다. 펩시 중국법인은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었습니다. 여성도 일을 해야 하고 중요한 경제 주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파키스탄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문화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고 아이들을 돌봐주는 곳이 마땅치 않아 여성들은 집에만 묶여 있습니다. 펩시그룹은 파키스탄에서 어린이집을 세우면서 우수한 여성 인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성 관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선 먼 얘기란 지적이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도 과거에 그런 전망을 많이 내놨습니다. 하지만 예측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는 데는 30년이 채 걸리지 않았어요. 아·태 지역 국가들은 ‘다양한 인재 확보 전쟁’에 조금 늦게 참여했을 뿐입니다. 세계는 바뀌고 있고, 아·태 지역 국가들도 시대적 조류를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선도적 기업들은 이미 다양성 관리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양성 관리에 노하우가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아·태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펩시그룹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나요.

“지난 3년간 아·태 지역 25개국에 있는 펩시그룹 지사들의 여성 임원 비율은 26%에서 39%로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지역 인재와 개발도상국을 위한 특화된 다양성 관리 프로그램도 개발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인재 다양성을 어떻게 키워야 합니까.

“제가 알기로는 상당수 한국 기업도 다양한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성 직원 채용도 꾸준히 늘고 있고요. 다만 조직 내 의사결정을 하는 고위직으로 가면 여전히 여성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과거 여성의 사회 진출을 꺼렸던 분위기와 어린이집 등 아이 보육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겠지요.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정부는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기업도 전략적으로 여성 직원의 성공 신화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기업에 구체적으로 조언한다면.

“새로운 접근을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한국 기업들은 나이 많은 직원을 더 오래 채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오랜 경험이 회사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들의 다양한 경험만큼 좋은 성공 요소는 없을 겁니다. 더불어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해요. 한국 기업들은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많은 문화와 국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인재를 확보해야 할 때입니다. 외국인 채용을 늘리는 것은 실질적인 방안이 될 수 있어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회사를 개방하고 한국 제품이 세계에서 더 돋맛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움란 베바 수석부사장 약력

△터키 출생 △터키 보아지치대학 산업공학과 학·석사 △보아지치대학 MBA △1994~2010년 펩시그룹 터키 지사장 △2010~2013년 펩시그룹 아·태지역 사장 △2013년~현재 펩시그룹 아시아·중동·아프리카(AMENA)지역 총괄 수석부사장

11월 3~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네스 호텔
참가문의 02-6959-3205~6
www.ghrforum.org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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